나는 양악수술을 했다.
평생 고칠 수 없을 것만 같던... 나에겐 불치병이었던 것이
기적적으로 수술을 받을 수 있는 기회를 받음으로 인해
나는 내가 생각하던 나의 장애를 고칠 수 있었다.
처음엔 "장애"라는 말을 내 스스로 할 수 없었다.
누가 나의 컴플렉스를 건드리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듯이,
나도 나의 이 점을 건드리지 않으려 노력했다.
솔직히 나는 "장애"와 "비장애"를 스스로 엄격히 구분하고
"장애"를 가진 사람과 "비장애"의 사람을 나도 모르게 많이 다른 사람으로 생각했던 것 같다.
그런데 지금은 "장애"에 대해 생각이 많이 바뀌었다.
안경을 끼는 사람은 안경을 벗으면 시력장애를 가진 사람이지만, 안경이라는 보조기구를 통해 비장애가 된다는... 어느 교수님의 말씀... 정도는 다르겠지만 누구나 장애는 가지고 있다.
장애와 비장애는 백짓장 한 장의 차이일뿐,
따라서 나한테 양악수술은
내 장애를 기적적으로 고칠 수 있었던..
내가 다시 살 수 있도록 해준, 그런 수술이다.
누구는 내가 수술했다는 이야기를 듣고서 많이 예뼈졌다고 좋아해주고,
누구는 아프지 않았냐며 걱정해준다.
사람마다 다양한 반응들..
어떤 반응이든지 나는 너무나 고마움을 느낀다.
그러나 간혹 누구는 그런 무시무시한 성형수술을 했냐며 이상한 눈으로 나를 바라볼 수 있다.
이런 반응을 들으면 기분 나쁠법도 하지만, 생각해보면 기분나빠할 이유도 없다.
아마도 많은 사람들의 인식이 이러할 것이라는 생각을 했기때문이 아닐까싶다.
내가 그들의 생각을 애써 바꿀 수는 없기때문에-..
그렇지만, 이러한 수술을 하는 것을 마냥 조금 더 예뻐지고 싶은 욕망뿐으로
치부하는 것은 매우 안타깝게 생각한다.
정상의 범위에서 벗어나 긴 턱을 가짐으로 인해 받았을 그 사람의 심적고통과 외적고통까지 생각했으면 이러한 반응들은 나오지 않았을거라 생각하기 때문이다.
남들이 보지 않았으면 했지만 볼 수밖에 없던 내 모습.
오히려 어디서나 튀어 본의아니게 강한 인상을 심어주던 내 모습.
나도 보기 꺼려했던 내 옆 모습.
그리고,
치아배열의 문제로 앞니로 음식을 자르는 것은 꿈도 꾸지 못하고,
툭하면 아팠던 턱관절과 뻐근한 느낌.
신경쓰고 말하지 않으면 너무나 새는 발음과
말하기는 것도 힘들만큼 아팠던 혀까지...
나는 나만의 장애로 고통을 받고 있었다.
그런데 나는 수술로 인해 불치병이라 생각했던 병을 없앨 수 있었다.
나에게는 이 수술이 희귀병, 불치병을 가진 사람들이 기적적으로 받을 수 있던 수술과 같은 것이다.
그러나 이 수술을 단지 욕심때문에 그 고통을 참고 한 것으로 생각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그런 사람을 보면 나의 오만함일 수 있지만, 그저 안타깝게 느낀다.
작은 수술이든 큰 수술이든, 수술을 결정하기까지는 제 3자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많은 고민과 고민을 거듭한 후 필요성을 절실히 느껴 수술을 결정했을텐데..
오히려 큰 수술을 결정할 만큼의 큰 고통을 생각했으면 이렇게 바라보지는 않았을거라 생각한다.
수술 후에 수술과 관련된 쪽지나 메일을 많이 받았다.
그 중에서는 수술 후 다른사람의 시선이 어떤가 궁금해하는 사람들과
수술한 자신의 모습에 대해 주위반응을 걱정하는 사람도 많았다.
그분들께 해드리고 싶은 말은...
주위의 반응은 다양하다는 것이다.
그리고 대부분의 반응은 부끄러울정도로 예뻐졌다는 칭찬도 많이 해주고, 진심어린 격려도 해준다.
그러나 아주 간~혹, 그렇지 않은 사람도 있다.(딱 한명 봤음-_-.)
그런데 나는 그 말을 크게 신경쓰지 않는다. 그건 그 사람이 나를 몰라서 그런 것일뿐,
나는 그저 내가 수술할 수 있었음에 늘 감사한다.
솔직히, 지금 어떤 말을 들어도 수술 전 받았던 심적고통과 육체적고통에 비하면
별거 아닐거라 생각한다.
만약 양악수술이라는 것이 없었더라면, 나는 평생 그 고통들을 당연하다 생각하며
그렇게 짊어지고 살았을 것이다.
생각지도 못한 기회에 그 짐들을 내려 놓을 수 있어서 나는 너무나 행복하고,
짐을 내릴 수 있도록 도와주신 분들께 너무나 감사한 마음을 가지고 있다...
오늘,
그냥 내 생각을 두서없이 끄적여봤다.
(수경이의 다이어리 중에서.. 수경이의 다이어리는 http://hope.idps.co.kr/kyung 이 주소로 가시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