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병원홈피 들어오니 크리스마스 분위기가 나네요.
가장 놀란 건 일요일날에도 저 피통 뽑아주고, 꼬매주셨던 원장님이 머리를 자르셨군요!
전의 사자머리도 멋있으셨는데요. ㅎ
6개월.. 돌이켜보면, 정말 금방인데, 기분상으로는 전혀 다른 삶을 살아서인지, 더 오래된 기분
2009년의 가장 큰 변화는 역시나 수술. 연말이 되어가는 이 시점에서 그래서 수술에 대한 후기도 적는 것도 나쁘지 않군요.
그날은 참 비가 주룩 주룩 내렸는데, 박상훈 원장님 말씀이 '비 오는 날은 수술이 더 잘됩니다.'하고 완전 쫄았던 저를 안심시켰던 기억이 납니다. 안쫄려고 해도 수술방 들어가기 전엔 역시나 정말 작아졌던 나의 모습이 기억납니다. 5층에서 옷갈아입고, 2층에서 선생님이랑 최종 상담하기 전에 2층 방에서 비오는 바깥을 바라보던 순간 많은 생각들이 스치더이다.
초등학교 6학년 때부터인가.. 광대뼈가 발달되기 시작하면서, 늘 거울만 보면, 손으로 광대부분을 가렸던 기억.. 조금만 살찌거나 부어도 얼굴이 완전히 펑퍼짐해져서 난감한 기억..사진만 찍으면 얼굴이 대두처럼 나와서 속상한 기억..나이들수록 얼굴이 더 울퉁불퉁해지는 모습..
수술대까지 오르는 사람들은 다들 사연이 있고, 저 또한 거의 10년을 고민하다가 수술대에 올랐습니다.
제 나이가 한국나이로 33살이니, 고등학교때부터 한 18년을 콤플렉스로 시달려왔었죠. 서른이 넘으면, 이런 고민은 잊혀질 줄 알았는데, 역시나 안없어지더군요. 그러다가 아는 후배가 작년에 수술받았고, 너무나 예뻐져서 저도 박상훈 원장님병원 찾았고, 김정숙 실장님 뵙고, 한번에 수술예약을 했습니다.
수술후보다 수술예약부터 수술일까지가 가장 떨렸던 것 같아요. 회사 일정이랑 맞추는 관계로 한달이 지나서야 수술을 받았습니다. 토요일 비오는 압구정... 5층 입원실에 올라가던 때가 기억나네요.
제가 수술받으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건, 물론 박상훈 선생님의 정말 뛰어난 미적 감각와 의술 외에,
병원에 계신 분들입니다. 김정숙 실장님도 언니처럼 여러모로 절 편안하게 해주셔서 정말 좋았고,
무엇보다 그 무엇보다 5층 입원실 간호사 언니들!!!! 아, 정말 잊지 못합니다. 항상 케익 사들고 언젠간 인사드려야지 하면서도, 막상 퇴원하고 시간이 지나니까 뻘쭘해서 그게 잘 안되더군요..^^;;
보호자 없이 수술받는 저를 마취가스 빼게 마구 깨우고, 이런 저런 불편함 모두 들어주고, 봐주고, 보살펴주고....
입원실도 앞쪽의 아파트랑 대로가 바라보이는 곳이라 전 참 좋았지만, 이 간호사언니들.... 전 서울에서 오래 살았지만, 이런 병원 처음 봤습니다.
수술하고 나오니까 바로 눈꼬리가 내려간게 느껴지더군요. 저녁에 선생님이 회진돌 때 '넣을 수 있는 한 최대한 넣었습니다.'라고 하시는데, 정말 와닫더이다. 양광대에는 스티로폼 대고 있고, 얼굴엔 압박밴드하고 있었지만, 전 보았어요. 턱이 전보다 1/2로 줄어들어있고, 눈꼬리가 내려가서 눈밑 흰자부위가 살짝 보일 정도였다는 것을..
그리고 제가 계속 잠드니까, 마취과 원장님이 저녁에 회진돌 때 정말로 걱정해주시면서, '어제 밤 못주무셨죠?'이러시는데, 정말로 '네, 못잤어요' 이랬어요. 그 때 마취과 선생님의 따뜻한 말도 아무튼 수술 후에 참 기억에 남습니다. 정말 전날 거의 새우잠을 잤거든요.
암튼 수술후 하루가 지나고, 다음날 피통을 뽑고, 꼬맵니다. 광대는 철심이었나, (이젠 기억도 가물가물하네요) 그런 거라 꼬매지 않고, 10일인가 즈음에 뺍니다.(이것도 일주일이었나? 아이구 이젠 기억도 안나요) 아무튼 귀 뒤에 그렇게 꼬매고, 퇴원을 했습니다.
수술 후에 붓고, 찜질하고, 운동하고, 입안이 부어서 제대로 못먹고, 기타 등등!!! 이왕 저질렀으니, 이 뒤부분은 그다지 지금 생각해보면, 심적으로 힘들진 않습니다. 다만, 직장복귀 문제로 부기를 내리는 게 가장 급선무라 그게 스트레스였지만요. 한달은 전 부어서 사람들이 살찐 줄 알았어요. 근데 부었지만, 그래도 예전 얼굴크기입니다.
한달까지는 그렇게 통통하게 부어있다가, 한달 반이던가요...그 때즘부터 얼굴이 하루하루 달라지기 시작하더이다.
그리고 두달.. 얼굴이 너무 작아보이는 거에요.. 처음엔 수술해도 이뻐진 줄 몰랐는데, 두달 세달이 지나면서, 얼굴이
자리잡아가면서, 새로운 이미지의 얼굴로 변해갔어요. 정말 부드러워졌고, 광대는 웃을 때 이쁜 광대만 남고, 턱까지 수술한 탓에 얼굴이 정말 작아졌습니다. 두 손으로 얼굴을 감싸보면, 그 다른 느낌.. 예전엔 정말 꽉 찼는데, 지금은 정말...
그리고 앞에서 귀가 보이는 점.. 광대가 커서 앞에서 귀가 거의 안보였는데, 이젠 거의 다 보입니다.
수술하고 나면, 안어울리는 모자 맘껏 쓸 줄 알았는데, 막상 모자는 어울리는데, 이젠 제 나이가 야구모자가 어울릴 나이가 아니더군요. 대신 머리띠는 많이 합니다. 몸 비율도 전신 거울 보면, 참 좋아졌어요. 원래 그렇게 작은 두상은 아니라서, 크게 효과가 있을 지 의문이었지만, 이 정도 변한 것 만으로도 전 만족합니다.
수술한 줄 모르는 사람들은 살이 무척 빠진 줄 알고요.(작아진 얼굴때문에), 또 어떤 분들은 눈이 깊어졌다고도 하십니다.(확실히 광대가 달라지니까, 눈이 깊어보입니다.)
음.. 수술한 것 정말 제가 제 인생에서 한 일 중에 세 손가락안에 뽑힐 정도로 잘했다고 생각합니다.
확실히 주변 이성들로부터 더 호감을 많이 받고, 제가 수술 후에 너무나 인상이 편해지고, 많이 웃어서인가, 동성들로부터도 더 많은 호감을 받습니다.
박상훈 원장님 정말 감사드리고, 제가 수술할 타이밍에 이렇게 최고의 의사를 만난 게 얼마나 행운인 지 모릅니다.
선생님 정말 복받으실꺼에요!!!
병원의 김정숙 실장님, 그리고 5층의 정말 최고의 간호사팀에게도 감사드리고,
지하에서 케어해주시는 언니들!! (막상 퇴원하고 나면, 이 언니들이 정말 최곱니다. 수술하고 부기케어받으러 다니면 알게 되지요) 특히 신자연실장님!! (저 입원했을 때 입원실까지 올라오셔서 림프마사지해주셔서 너무 감사했고, 제가 지금은 바빠서 부기케어 못받으러 갔지만, 조만간 갈께요) 너무너무 감사드립니다.
수술하기 전에 이런 후기글들 읽으면, 어떤 글들은 정말 광고고 어떤 글들은 정말 진심이 느껴졌는데, 제 글을 어떨 지 모르겠네요. 전 수술하고도 말로 자랑할 곳이 없어서 써봤습니다.ㅎ 남들앞에서는 말없이, 제 존재만으로 자랑하면 되지만, 가끔은 입이 근질근질해요. 수술하고 전 많은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외모가 아무것도 아니라지만, 그건 현실을 부정하는 수사어구같아요. 물론 막상 이제 전 그 외모를 획득(?)하고 나니까, 내면적인 것들(자신감, 당당함, 정신적 매력)에 더 끌리지만요. 어디가서 이 비용으로 타인의 호감과 사랑을 살 수 있을까요? 전 이미 이러한 호감과 사랑만으로도 제가 치른 비용은 그 값어치를 했고, 더 많은 값어치를 하리라 예상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감사한 마음으로 병원에 후기 남깁니다.
지금쯤 겨울방학이라 또 한창 최고로 바쁜 시절을 보내고 계실 병원에 계신 박상훈 원장님을 비롯한 모든 분들께 감사드려요!
2009년 한해 수고 많으셨습니다!